미국을 사로잡은 쉬인(Shein)
쉬인(Shein)은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패션 플랫폼 중 하나입니다.
쉬인은 ZARA와 H&M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로, 2008년 중국의 사업가 쉬양톈이 창업한 브랜드인데요.
원래 검색엔진 최적화 전문가였던 쉬양톈은 과거 웨딩드레스 직구 플랫폼을 운영하다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패스트패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패스트패션이란 저렴한 의류를 짧은 주기로 대량 출시해 판매하는 의류 사업 모델을 뜻하죠.
쉬인은 중국에서 만든 의류를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 유럽, 인도 등에 수출하고 있는데요. 작년 매출은 10조원을 넘어섰고, 올해에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성장세라면 2022년에는 ZARA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류업체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올해 5월 쉬인은 아마존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쇼핑앱에 등극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미국의 MZ세대에게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SHEIN, 미국 젊은층을 사로잡은 이유?
2020년 미국 48개 주 평균 연령 15.8세의 청년 9,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쉬인(SHEIN)’이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하면서 여기서부터 흥미롭다. ‘쉬인(SHEIN)’이 요가복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을 누르고 고소득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1위로 올라설 정도다.
중국 잡화 브랜드 미니소(MINISO)가 북미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북미의 Z세대는 저가 상품이 필요한 것이다.
그들은 부모의 돈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아주 적다. 이 때문에 구매력에서는 중국의 젊은이에 뒤진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가구 연 수입이 7만 5,000달러(약 8,475만 원)에 못 미치는 가정이 53%를 넘어섰고, 가구 연 수입의 중앙값은 계속 상승하다가 겨우 6만 8,703달러(약 7,763만 원)에 이르렀다.
반면 컴퓨터 전공 신규 졸업자가 실리콘밸리에 취업할 경우, 초임 연봉만 10만 달러(약 1억 1,300만 원)를 넘는다. 물론 ‘쉬인(SHEIN)’이 타깃으로 삼는 것은 이런 소비층이 아니다.
이 같은 소비자층의 차이를 고려할 때 중국의 공동구매형 저가 EC인 핀둬둬(拼多多)의 주가가 계속 상승해 미국판의 ‘핀둬둬’라고 할 수 있는 초저가 EC 「Wish」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에서도 IPO를 단행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어느 나라나 로우엔드 시장은 반드시 있고, 극단적으로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존재한다.
그들은 대기업 EC 플랫폼의 가격 시스템을 깨트리는 새로운 장이 필요하다.
고소득 소비자층이 ‘쉬인(SHEIN)’의 품질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해도 저가를 선호하는 미국 Z세대는 거의 개의치 않는다.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유행 상품을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쉬인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패스트패션 업계는 수많은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입니다. 애초에 제품 가격이 저렴하기에 업체들은 막대한 양의 신제품을 빠른 속도로 찍어내곤 하는데요. 이런 치열한 시장에서 쉬인은 어떻게 급격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요?
① 빅데이터 기반 상품생산
쉬인의 경쟁력은 빅데이터 기반 생산에 있습니다. 쉬인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의류 디자인을 파악한 후, 이를 즉각적으로 제품에 반영합니다. 이렇게 매일 200벌 이상의 신제품을 내놓는데요.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만 무려 60만 종에 달한다고 하죠.
특히 모든 판매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기에 소비자 데이터 수집도 용이한데요.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인기가 많은 옷은 생산을 늘리고, 인기가 없는 옷은 곧바로 단종시켜버립니다. 생산은 모두 중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의류 가격도 한 벌에 5~30달러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죠.
② 소셜 커머스
쉬인은 특히 SNS를 잘 활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쉬인은 세계 각지에서 수백 명의 현지 디자이너들을 고용해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게 했는데요. 디자이너들이 자신이 만든 제품을 SNS를 통해 홍보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쉬인의 옷들은 MZ세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는데요. 쉬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의류를 구매한 뒤, 이를 SNS에 올려 자랑하는 것이 MZ세대 사이에서는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③ 안정적인 포지션
쉬인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매우 안정적인 포지션을 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옷을 생산하지만, 35~40%에 달하는 매출을 미국에서 올리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쉬인이 중국 브랜드라는 인식이 크지 않고, 중국에서는 오히려 큰 영향력이 없어서 양국의 패권경쟁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에 놓여 있는 것이죠.
쉬인의 옷은 미국에서는 매우 싼 편에 속하지만, 중국에서는 그다지 싼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내수시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이 없다고 하는데요. 이런 점 때문에 중국 정부도 쉬인에 별다른 통제를 가하지 않았습니다.
쉬인의 미래는?
쉬인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매출이 3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아직 비상장기업이지만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쉬인의 기업가치가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블룸버그는 쉬인의 기업가치가 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쉬인은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논란도 여럿 있는데요. 먼저 쉬인이 현재 얼마만큼의 이윤을 내고 있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쉬인은 벤처투자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돈을 벌고는 있는지, 얼마만큼 벌고 있는지 외부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죠.
뿐만 아니라 쉬인은 저작권 침해와 환경 파괴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데요.
쉬인은 닥터마틴이나 리바이스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디자인을 베껴 제품을 출시했다가 고소를 당하기도 하는 등 디자인 표절 논란을 여러 차례 겪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게 많은 옷들을 생산하면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데요.
패션업계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 있습니다. 화학섬유를 다량 사용하는 ‘쉬인(SHEIN)’은 많은 매체에서 품질 문제와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쉬인의 사회적 책임은 지구를 최대한 아름답게 유지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패스트패션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생각하면 과연 지구를 생각하는지 의문입니다. 과연 쉬인은 이런 논란들을 극복하고 세계 최대의 의류 유통업체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쉬인은 1~2만원 대의 저렴한 옷으로 미국의 MZ세대를 사로잡았는데요.
과연, 쉬인은 SCM혁신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한 ZARA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ZARA와 비교하여 ‘쉬인(SHEIN)'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장점을 알아봅시다
ZARA를 뛰어넘는 속도,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3일
‘‘쉬인(SHEIN)’은 가격 이외에 또 한 가지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서플라이 체인(supply-chain)의 스피드입니다.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대명사적 존재 ZARA는 패션업계의 혁명아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영광은 과거의 것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트렌드를 당장 도입하고 싶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소매업자들은 점점 더 짧은 사이클로 생산해야 하고 영국에서 최초로 ‘Boohoo.com’ ‘ASOS’와 같은 울트라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패스트패션의 경우, 상품의 생산 사이클은 불과 12주 정도. 패스트 패션인 ZARA와 H&M은 3~4주가 걸리며, 종전의 의류 브랜드에서는 6~9개월이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짧습니다.
그러나 ‘쉬인(SHEIN)’은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최소 3일 만에 끝낸다고 합니다.
「‘쉬인(SHEIN)’의 주문을 받아 완제품을 회사 창고까지 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5일에 불과하다. 원단 제작에 1일, 재단 봉제에 3일, 자수나 프린트 등 2차 가공에 1일이면 된다」
‘쉬인(SHEIN)’의 공식 사이트에는 매일 1,000여 점의 신상품이 올라온다. 영국의 울트라 패스트패션이 1주일 걸쳐 내놓을 물량이다. 실제 ‘쉬인(SHEIN)’은 2월 7일 1,636점, 다음 날인 8일 2,462점의 신상품을 올렸다.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지탱하는 것은, 소량에도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공급망이다.
중국의 한 의류업체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쉬인(SHEIN)’의 속도가 경이롭게 보일지 모르지만, 저장성이나 광둥성의 의류공장에서는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쉬인(SHEIN)’의 힘은 서플라이 체인
‘쉬인(SHEIN)’의 거점은 난징이지만, 2015년 3월에 일부 업무를 광둥성 판위로 이전했다. 이곳은 세계 최대의 의류 봉제 시장에서 대형 공장, 소규모 개인 공방까지 들어서 있다. 때에 따라서는 10벌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10벌은 ZARA의 생산공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숫자다. 즉, 동일한 시간 조건하에서 ‘쉬인(SHEIN)’에게는 신상품의 테스트와 출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공급망과의 제휴가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공장과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쉬인(SHEIN)’은 고비용 샘플 패턴 작성을 맡고 있으며 결제도 신속하게 진행한다.
가격과 속도에서 다른 사람을 압도하는 ‘쉬인(SHEIN)’이지만 동시에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정도의 저가로 정말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소리가 업계 내에 뿌리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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