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이제 CPTPP 가입국?
정부가 13일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했습니다.
CPTPP는 일본, 호주, 멕시코 등 11개 국가가 포함된 다대다 FTA(자유무역협정)입니다.
원래는 미국이 TPP를 주도했으나, 트럼프 정부 때 미국이 탈퇴하며 일본을 중심으로 CPTPP라는 이름으로 재출범했죠. 최근에는 중국과 대만이 CPTPP에 가입 신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 FTA : 회원국 간 무역자유화를 위해 관세 등 각종 무역 제한 조치를 철폐하기로 한 협정
CPTPP에 가입한 11개국의 총 GDP는 전 세계 GDP의 13%이며, 이들의 무역액은 전 세계 무역액의 12.5%에 달합니다. 특히나 CPTPP 가입국 중에는 이미 한국과 무역을 많이 하고 있는 국가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어, 한국이 CPTPP에 가입하면 많은 이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이 CPTPP에 가입할 경우 시장 확대 및 다변화 등의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이 올해 초 발표한 ’CPTPP 미래와 우리의 대응방안‘ 보고서를 보면 2019년 기준 CPTPP 참여 11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 GDP의 12.8%인 11조2000억달러, 무역 규모는 전세계 무역액의 15.2%인 5조7000억달러에 각각 달합니다. 인구 규모로도 전세계 인구의 6.6%에 해당하는 5억여명의 거대 시장입니다.
참가국을 보면 일본·베트남·싱가포르 등 한국과 교역이 많은 나라들이 포함돼 있다. 최근 참가 신청을 한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 경제교역국입니다. CPTPP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은 전체 수출입의 23.2%, 24.8%를 차지하는 등 CPTPP가 한국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합니다.
CPTPP에 가입하면
정부는 중소제조기업들의 수출이 확대될 것이며, 수출의 중국 의존도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월 발간한 ’바이든 시대 국제통상환경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이 CPTPP의 높은 시장 개방 수준과 누적원산지 기준을 활용해 CPTPP 역내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효과적으로 편입될 경우 수출 증진,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며 “CPTPP 가입을 통해 기대되는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 전망은 중소 제조업체의 적극적 생산성 향상 노력을 견인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CPTPP에 가입하지 못하면
반면 미가입시 누적원산지 비(非)적용으로, 한국의 중간재 수출이 일본에 비해 경제 열위에 놓이면서 중장기적 피해가 발생합니다. 다만 시장 개방도는 상당히 높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CPTPP의 상품 무역 개방 수준은
최대 96% 관세 철폐 수준이어서 한국이 체결한 다른 17개 FTA는 물론 RCEP에 비해서도 개방폭이 훨씬 큽니다.
또한 표준 및 기술장벽, 투자, 서비스,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등에서도 높은 수준의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CPTPP 좋기만할까?
CPTPP 회원국 상당수가 농업이 발달한 국가라는 점에서 국내 농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농민단체 등이 CPTPP 논의 중단을 요구하며 반발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CPTPP 가입은 또 한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ㆍ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는 것과 같은 효과도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대일 무역적자가 악화할 우려도 있습니다.
한국은 내년 2월 1일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도 앞두고 있어 CPTPP 가입 시 시장 확대 효과가 한층 커지는 것은 물론 다변화 효과도 기대된다. 신남방 정책의 중심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에서 영향력을 높일 기회이기도 하다.
자유무역협정(FTA)란?
자유무역협정(FTA)은 협정을 체결한 국가 간에 상품/서비스 교역에 대한 관세 및 무역장벽을 철폐함으로써
배타적인 무역특혜를 서로 부여하는 협정입니다.
FTA는 그 동안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NAFTA)등과 같이 인접 국가나 일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흔히 지역무역협정(RTA:Regional Trade Agreement)이라고도 부릅니다.
자유무역협정을 체결국간 경제통합의 심화 정도에 따라 4단계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자유무역 협정의 종류와 포괄범위
자유무역협정(FTA : Free Trade Agreement)
회원국간 무역자유화를 위해 관세를 포함하여 각종 무역제한조치 철폐 (예 : NAFTA)
관세동맹(Customs Union)
회원국간 역내무역 자유화 외에도 역외국에 대해 공동관세율을 적용하여 대외적인 관세까지도 역내국들이 공동보조를 취함 (예 : 남미공동시장(MERCOSUR))
공동시장(Common Market)
관세동맹 수준의 무역정책외에도 회원국간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 가능(예 : 구주공동체(EC), 중앙아메리카 공동시장(CACM))
경제동맹(Economic Union)
회원국간 금융, 재정정책, 사회복지 등 모든 경제정책을 상호 조정하여 공동의 정책 수행
완전경제통합(Complete Economic Union)
회원국들이 독립된 경제정책을 철회하고, 단일경제체제하에서 모든 경제정책을 통합/운영, 회원국간에 단일 의회 설치와 같은 초국가적 기구 설치
내년에는 RCEP도 발효된다!
RCEP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아세안 국가 등 15개국이 가입한 다대다 FTA입니다. RCEP은 중국이 미국 중심의 TPP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경제공동체인데요. 작년 11월에 체결되었던 RCEP은 국회의 동의를 거쳐 내년 2월 1일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발효됩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50%가 RCEP에 가입된 교역국을 대상으로 합니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을 RCEP 국가에 수출할 때 관세가 철폐될 예정인데요. 점차 규모가 커지는 아세안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수출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RCEP는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이 짜는 새로운 판, IPEF
미국은 내년 초 인도태평양 지역을 묶어 IPEF(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전에 탈퇴했던 TPP를 이어받은 CPTPP에 다시 가입하지 않으며, 오히려 다시 인도태평양을 중심으로 경제 공동체를 만들려는 전략이죠. 이를 위해 미국 무역대표부는 최근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국을 방문했습니다.
미국이 구축하려는 IPEF는 결국 중국과의 무역 경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미국은 2022년 초에 IPEF를 구축하기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미국이 IPEF에 참여하도록 제안한 국가는 대만을 제외하면 중국 중심의 경제 공동체인 RCEP에 속한 국가와 겹칩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022년 무역 지도에는 CPTPP, RCEP 그리고 IPEF라는 큰 경제 공동체가 겹쳐지는 새로운 환경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CPTPP와 RCEP 그리고 IPEF는 모두 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둔 거대한 경제 공동체이지만, 각각 일본과 중국, 미국이 주도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각 공동체의 주도권 경쟁 속에서 어떤 공동체가 우리나라의 무역에 이점을 가져다줄지 철저한 계산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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