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델타 변이와 백신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미국의 1일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지난주 신규 확진자 수는 전주 대비 130% 넘게 증가해 약 50만명에 이르렀는데요. 미국은 성인 인구의 67% 이상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지만, 여전히 접종 대상자의 20~30%에 가까운 사람들이 백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서 델타 변이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았던 아칸소, 앨러배마, 미시시피 등 남부 지역에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죠. 상황이 악화되자 백악관은 백신 접종 독려 조치에 나섰습니다.
백신 거부의 키워드는 '트럼프'?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나선 가운데 일부 계층을 중심으로 '백신 회의론'과 '백신 거부 운동'이 확산하자 이에 관한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이저 가족재단의 조사 결과 '백신을 절대 맞지 않겠다'고 답한 백신 거부자들은 주로 백인과 교외 지역 거주자, 공화당 지지자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코노미스트 역시 자체 조사 결과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한 사람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한 사람들이 백신에 더 강력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최근 한 보수주의 행사에서 미국 내 성인 백신 접종률 70% 달성이 무산된 것을 자축하고 미국 내 백신 보급을 저지하기 위해 단결하자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화당 의원들과 보수주의자들이 백신 홍보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백신 거부가 일종의 정치적인 운동이 되어버린 셈인데요.
보수 진영의 완강한 백신 거부 운동에 바이든 행정부도 접종률을 높일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신 뚫는 델타 변이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지배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백신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델타 변이에 감염되는 사례가 많이 발견되고 있는데요.
미국 주요 도시의 대형병원에서는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 수백명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고, 매사추세츠의 한 마을에서 열린 대형행사에 참여한 뒤 델타 변이에 감염된 수백명의 사람들 중 75%가량이 이미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돌파 감염이 다수 발생하고 있고, 백신 접종자도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CDC에 따르면 델타 변이의 전염성이 수두만큼 강력하다고 하는데요. 돌파 감염 사례에도 불구하고 백신은 바이러스의 전파력과 중증화율을 크게 낮춰주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전히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자 며칠 새 미국 내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도 백신 접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과연 바이든 행정부는 델타 변이 확산 속에서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백신 부스터샷? 그게 뭐야?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백신 부스터샷"을 도입하겠다는 국가들이 등장하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델타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백신을 맞았음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도 늘어나며 부스터샷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백신 부스터샷이란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 일정 기간 이후에 추가로 접종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1차에 화이자 백신을 맞았으면 부스터샷 접종 때는 얀센 백신을 맞는 등 최초 접종과 서로 다른 종류의 백신을 교차 접종하는 게 일반적이죠.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 같은 회사들은 델타변이를 겨냥함과 동시에 부스터샷 접종에 적합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약회사들은 부스터샷은 면역 효과를 극대화해주기 때문에, 코로나19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부스터샷을 두고 일어난 찬vs반 논쟁!
찬성
부스터샷 접종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델타변이와 돌파 감염 등으로 인해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여전히 감염률이 높은 현 상황에서 부스터샷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합니다.
또한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들에 따르면 자체 연구 결과 백신은 접종 6개월 이후 효과가 약해지는데,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면역 항체 수준이 5~10배가 된다고 합니다.
부스터샷은 접종자의 면역력을 확실히 높여주어 코로나19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죠. 또한 제약사들은 델타변이 등 변이 바이러스에 적합한 업그레이드 백신을 개발하고 있어 이를 부스터샷 접종에 활용하면 변이 바이러스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대
부스터샷 접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백신 수급률을 근거로 듭니다. 아직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사람들도 많은데, 일부 국가에서 부스터샷 접종을 위해 백신을 쟁여둔다면 아직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는 백신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논리죠. WHO는 그래서 아직 국가별 백신 공급의 차이가 크기에, 부스터샷 접종을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직 부스터샷 접종에 대해 공식적인 임상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부스터샷이 의학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 제약사들과 일부 국가들이 부스터샷 임상 실험을 진행 중이며, 공식적인 결과는 9월쯤 나올 예정인데요. 그 전에 부스터샷 접종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부스터샷에 진심인 국가들은?
이스라엘은 가장 먼저 3차 접종(부스터샷)을 승인했는데요. 7월 29일 부스터샷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고, 8월부터 고령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진행 중입니다.
영국 역시 9월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해 올해 안에 부스터샷 접종을 전부 마무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미국도 본격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현재 가능성을 열어두고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우선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차 접종부터 먼저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부스터샷은 일단 9월에 임상 결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고, 필요에 따라 도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당장은 부스터샷 접종을 위해 여러 회사의 백신을 확보하기도 어렵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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