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ww/뉴스,세상사

누리호 발사 성공, 그 후는 달나라여행?

by ooook 2022. 7. 21.
728x90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

 

한국이 세계 7번째로 1톤 이상의 실용 위성을 실어나를 수 있는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발사를 성공시키며 우주 강국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누리호는 한국의 자체 기술로 만든 발사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데요.
2010년부터 현재까지 누리호 사업에 무려 2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기도 했죠.

 

몇 년 전에도 우주 로켓을 발사했던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2013년에 발사했던 건 ‘나로호’예요. 한국의 첫 우주 로켓이죠. 그런데 나로호는 핵심 부품은 러시아가 만든 것을 사용한 작품이에요. 이번에 발사될 예정인 누리호는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만든 첫 번째 우주 로켓인 거죠.

 

누리호는 21일 오후 4시에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었는데요. 발사 후 정해진 비행 순서에 따라 진행되며 1,2,3단 엔진 모두 정상적으로 연소되었습니다. 이후 누리호는 목표였던 고도 700km에 도달했고, 발사 후 42분이 지난 뒤 남극 세종기지와 교신에도 성공했죠.

 

발사 전 예측으로는 위성모사체*가 16분 7초 이후 분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약 15분 45초가 지난 후 위성모사체 분리됐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발사체를 원하는 궤도에 올리며 발사에 성공한 것입니다.

*위성모사체: 위성의 기능은 없지만 실제 위성과 동일한 크기와 무게로 제작되어 발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위성

 

 

 

 

그동안 고군분투한 누리호

 

그러나 누리호는 성공하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요. 그전에 누리호가 걸어온 길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2021년 10월 21일: 1차 발사 실패

지난해 10월, 누리호는 1차 발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3단 액체 엔진이 충분한 추력이 나오지 않아 위성모사체를 최종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실패했죠. 설계 과정에서 실수로 3단 엔진의 산화제 탱크에 들어있는 헬륨 탱크의 고정 장치가 풀려 엔진이 예상보다 일찍 꺼지면서 위성모사체를 안착시키는데 실패한 것입니다.

 

이때의 결함을 보완해 이루어진 것이 이번 2차 발사인데요. 3단 산화제 탱크의 균열 원인을 찾아내 구조를 보강하는 작업을 약 2개월동안 거쳐왔죠. 이후 올해 4월에 3단 산화제 탱크 내부의 해당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발사를 준비했습니다.

 

또한 1차 발사 때는 1.5톤의 위성모사체만 실었지만, 2차 발사에서는 성능 검증을 위한 약 200kg의 위성을 함께 탑재했습니다. 우주궤도 투입 성능을 검증하는데 사용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번 2차 발사에서는 탑재되었다가 분리된 성능검증위성과의 교신을 진행하며 성공 여부를 확인했죠.

 

 

2) 2022년 6월 15, 16일: 2차 발사 취소

기존에 6월 15일로 예정되어 있던 누리호 발사는 기상 악화로 인해 하루 미뤄졌습니다.
그러나 16일 역시 발사 전 점검을 실시하던 중에 센서에 문제가 발견되어 결국 발사를 취소하게 되었죠. 센서의 이상으로 발사가 무기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또다시 준비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문제가 발생했던 부분은 산화제 충전 수위를 측정하는 레벨 센서입니다. 센서로 계측을 할 때 수치가 변화해야 하는데, 점검 당시 고정값을 보이며 변화하지 않아 발사를 취소하게 된 것이죠. 이후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리호를 조립동으로 재이송하여 다시 발사를 준비했고, 이후 6월 21일에 드디어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우주 개발 경쟁, 처음이 아니에요

몇 년 전부터 미국이나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우주 탐사와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죠. 그렇다면 주요국들이 우주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뭘까요?

사실 수십 년 전에도 강대국들이 치열하게 우주 개발 경쟁을 벌였던 적이 있어요. 1950~1960년대에 벌어진 미국과 소련(소비에트 연방)의 경쟁이죠. 당시 공산주의의 본거지인 소련은 미국과 전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했는데요. 두 나라는 전쟁 같은 군사적 충돌은 없지만 경제적,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냉전’을 이어갔죠. 양측은 서로의 경제력과 기술 수준을 과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우주 개발에 나섰어요. 한때 미국은 정부 예산의 약 4.4%를 우주 개발에 투입했을 정도로 ‘진심’이었고요.

 

두 나라의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은 미국이 먼저 달에 사람을 보내고, 1990년에 소련이 해체되면서 막을 내렸어요. 그 이후 한동안 우주 개발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는데요. 냉전이 끝난 상황에서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우주 개발을 지속하길 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거죠. 우주 개발이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2010년대 후반부터예요. 이때부터는 경제력이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게 아니라 실용적인 목적을 위한 우주 개발 경쟁이 시작됐어요. 우리나라가 경쟁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고요. 대체 무엇 때문에 주요국들이 우주 개발에 나서는 걸까요?

 

 

우주에서 보내주는 내 위치정보

이미 우리는 일상에서 우주 개발의 혜택을 누리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GPS(위치정보 시스템)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GPS는 인공위성이 보내주는 신호를 통해서 우리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인데요. 사실 GPS는 미국의 군사 위성을 이용하는 기술이에요. 미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했으나 민간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했죠.

그런데 만약 미국이 이런저런 이유로 GPS 위성의 사용을 중단시킨다면 굉장한 혼란이 벌어지겠죠? 더 이상 무료로 제공하지 않고 비싼 사용료를 요구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중국이나 러시아,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같은 주요국들은 자체 GPS를 구축하는 중이에요. 우리나라도 KPS(한국형 위치정보시스템)라 불리는 자체 GPS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이때 필요한 위성들을 우리 손으로, 우리가 원하는 때에 발사하려면 우주 로켓 기술이 꼭 필요한 거죠.

 

 

6G에도 꼭 필요한 인공위성

6세대 이동통신(6G)을 위해서도 우주 개발 기술은 필요해요. ‘난 아직 5G도 안 쓰는데 갑자기 웬 6G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2019년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이제 3년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2030년부터는 6G 서비스가 본격화될 거란 예상이 많아요. 전 세계에서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우리나라는 미리 준비해서 6G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거고요.

 

6G는 5G보다 통신 속도가 50배 빠른 서비스를 의미해요. 통신 속도는 이미 충분히 빠르다고요? 6G의 또 다른 특징이 있어요. 바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죠. 5G와 달리 6G는 공중이나 바다에서도 통신이 가능해야 해요. 지상에서도 통신이 불안정한 음영 지역이 없어야 하고요. 그래서 보다 안정적으로 도심 항공 교통(UAM)과 자율주행차 등을 이용하려면 6G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5G 환경에서 이미 개발된 기술들이지만,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듯이 일상에서 활용하려면 6G 서비스 구축이 필수라는 거죠.

예를 들어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주변 차량이나 도로 환경, 교통량 등에 대한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해요. 넷플릭스를 볼 때 통신이 불안정하면 잠깐 영상이 끊기고 말겠지만, 완전 자율주행차가 운행할 땐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지도 모르죠.

이처럼 끊김이 없이 다양한 장소에서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6G를 도입하기 위해선 인공위성이 필수예요. 기지국을 지상뿐 아니라 인공위성에도 설치해서 어디서든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UAM(Urban Air Mobility)이란?

UAM(Urban Air Mobility)은 우리말로는 ’도심 항공 교통‘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말 그대로 도심에서 이용하는 이동 수단이라는 뜻이에요.

UAM은 수직으로 이륙하거나 착륙할 수 있는 개인 항공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가 보통 해외로 떠날 때 이용하는 항공기와 다른 건 일단 크기가 작다는 점과 수직으로 이착륙해서 활주로가 필요 없다는 점, 석유가 아닌 전기를 쓴다는 점 정도죠.

UAM은 우리나라 서울이나 미국 뉴욕 같은 복잡한 도심에서도 교통 체증을 극복할 수 있는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어요. 특히 최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메가시티화(Mega-Urbanization: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거대 도시가 형성되는 현상)’가 일어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줬다고 해요. 그래서 각국 정부도 UAM 개발을 장려하고 있고요

 

UAM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접한 사람들은 ‘그냥 조금 다르게 생긴 헬리콥터 같은데?’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UAM은 헬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 하고, 비슷한 고도에서 비행해요. 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죠.
UAM은 높은 연료 효율로 안정적인 비행을 할 수 있는 속도(순항 속도)가 헬기보다 월등히 빨라서 이동할 수 있는 반경이 크다고 해요. 전기를 쓰기 때문에 기름을 쓰는 헬기보다 경제적이면서 친환경적이고, 굉음을 내는 헬기와 다르게 소음이 아주 적어서 도심에서도 조용히 비행할 수 있죠. 또 UAM은 크기도 보통 4~5인승 정도로 헬리콥터보다 작아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 쉽게 착륙할 수 있대요.

 

안전성에도 큰 차이가 있어요. 보통 우리가 ‘프로펠러’라고 부르는 ‘로터’가 8개쯤 장착되기 때문에 이 중 하나가 파손되더라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게 고안됐다고 해요. 헬리콥터라면 회전 날개가 고장 나는 순간 아주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겠죠?
UAM과 관련해선 영어 약자로 부르는 용어가 참 많은데요, 그중에 UAM과 함께 많이 등장하면서 알아둘 만한 용어로는 PAV(Personal Air Vehicle·개인용 비행체)와 VTOL(Vertical Take-off and Landing·수직 이착륙 항공기)이 있어요.

 

 

 

나라 여행도 해야죠

 

우주 탐사의 목적이 인공위성만을 위한 건 아니에요. 누리호는 우리가 자력으로 지구 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려놓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만든 로켓인데요. 올해 8월에는 또 다른 우주 로켓의 발사가 예정돼 있어요. 바로 한국의 첫 번째 달 탐사선인 ‘다누리호’죠. 다누리호는 달에 직접 착륙하지는 못하지만 달 궤도를 탐사할 계획이에요.

 

달은 더 먼 우주까지 탐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징검다리예요. 미국은 1972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달에 사람을 보내지 않고 있는데요. 2019년부터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유인 달 탐사 사업을 다시 시작했어요. 미국은 일단 달 표면과 궤도에 인간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더 먼 우주를 탐사하기 위한 중간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에요.미국이 단순히 우주 탐사를 위해서만 달을 활용하는 건 아니에요. 달을 중심으로 각종 연구와 경제적 활동도 계획하고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게 자원 채굴이에요. 달에서 아주 귀한 자원들이 발견됐거든요.

 

이 중에는 ‘헬륨3’이라 불리는 물질도 있어요. 지구에는 거의 없지만 달에는 최소 100만 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물질을 핵융합 발전에 활용하면 유해한 방사성 폐기물 없이 기존 원자력 발전의 5배 이상 효율로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게 가능하대요. 과학자 중에는 이 물질이 100만 톤만 있어도 지구 온난화나 환경오염, 방사능의 문제 없이 모든 인류가 1년간 사용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죠.

 

 

 

우주 로켓에 핵탄두를 싣는다면?

 

경제적 목적만을 위해 우주 개발을 하는 건 아니에요. 군사적 목적도 있죠. 우주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에요. ICBM은 대기권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면서 목표 장소에 떨어지는 미사일인데요.
과장을 좀 보태면 인공위성을 싣고 우주로 쏘아 올리면 우주 로켓이 되는 거고, 핵탄두를 넣고 다시 지구로 떨어지게 하면 핵미사일이 되는 거죠. 물론 몇 가지 차이점 때문에 우주 로켓을 그대로 미사일에 활용할 순 없지만, 이번
누리호 발사가 군사 기술력 향상에 도움이 될 거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처럼 우주 로켓은 경제적 목적뿐 아니라 군사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각국이 철저한 보안 속에 개발하고 있어요. 아무리 동맹국이라 해도 핵심 기술은 절대 전수해주지 않죠.

게다가 우주 개발의 목적은 위에서 설명한 게 전부가 아니에요. 우주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잖아요. 본격적인 우주 개발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죠. 우리나라가 우주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결국 미래에 우주 개발을 두고 국가 간 경쟁이 본격화됐을 때를 위한 거예요. 권투 경기로 치면 경기가 시작됐을 때, 적어도 링 위에 오를 수는 있게 하자는 거죠.

 

 

 

누리호 발사 성공, 그 후는?

 

성능검증위성이 궤도에 오른지 7일이 되면, 위성이 충분히 안정되었다고 판단하여 이틀 간격으로 큐브위성*을 성능검증위성에서 순차적으로 분리할 예정입니다. 조선대, 카이스트, 서울대, 연세대가 각각 제작한 초소형 큐브위성 4개 등이 독자적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죠.

*큐브위성: 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는 초소형 인공위성

 

이로 인해 앞으로 소형 및 중형 인공위성, GPS 위성, 달탐사 위성의 발사 등 많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한국의 우주 프로그램이 크게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특히 자체 기술로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인해 2027년까지 총 6,874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부는 2030년께 누리호를 발전시킨 차세대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등 앞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달 착륙도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우주기술은 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요. 지구관측, 통신 및 방송, 기상관측,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누리호를 시작으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우주 강국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