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갑의 변천사
디지털 지갑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요? 디지털 지갑은 원래 가상화폐를 거래하는데 사용되는 서비스였습니다.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 가상화폐는 거래소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대신 우리가 가상화폐를 샀다면 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키(Key)를 받게 되고, 이 키(Key)를 이용해 내가 어느 정도의 가상화폐를 소유하고 있는지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지갑은 내 가상화폐 소유권을 증명해줄 키(Key)를 관리하는 도구인 것이죠. 실제로 카카오톡의 디지털 지갑 클립(Klip)은 최초에 가상화폐를 유저 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하는 디지털 지갑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디지털 지갑은 정의가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단순 가상화폐를 다루던 지갑을 넘어 디지털 지갑은 각종 핀테크 서비스를 모두 담아내는, All-in-One 핀테크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지갑에는 우리가 지갑에 담아두는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기능들이 구현되어 있죠. 신분증, 각종 증명서, 자격증, 공동인증서부터 결제와 송금, 포인트 적립까지 안 되는 기능을 찾는 게 더 어렵습니다. 게다가 디지털 지갑을 통해 커머스까지 할 수 있게 되며 말 그대로 디지털 지갑은 핀테크 서비스의 결정체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지갑의 대표 주자, 네이버와 카카오
네이버는 "서랍"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지갑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서랍에는 인증서부터 각종 자격증, 면허증(예정) 등을 보관할 수 있으며 결제나 송금, 포인트 적립 등의 기능 역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네이버페이와 연동을 통해 송금, 자산관리 같은 은행 업무들도 처리할 수 있죠.
카카오는 "카카오톡 지갑"이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네이버와 유사하게 인증서와 증명서는 물론 송금이나 결제, 자산관리까지 안 되는 기능이 없습니다. 또한 카카오 지갑에서는 이모티콘이 같이 내가 구독하고 있는 각종 서비스들까지 관리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을 사용할 수 있기도 합니다. 카카오는 디지털 지갑 분야에서 국내에서 가장 앞서있는 회사로 평가되는데, 그에 걸맞게 올해 2500만명의 카카오 지갑 유저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wmr,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처럼 디지털 지갑 전쟁에 열을 올리는 것은 성장 가능성 때문입니다. ‘페이’ 등이 포함된 핀테크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카카오의 미래 성장 동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2분기 기준 거래액이 지난해 6조1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1년 새 47% 증가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지난해 14조9000억원이었던 거래액이 올해 24조5000억원으로 64.8% 성장했다.
게다가 커머스 사업을 직접 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결제와 인증까지 장악 시 파급력이 더욱 큽니다.
결제에서 파악한 이용자의 소비 패턴 등 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 쇼핑 사업에 활용하거나, 플랫폼 광고 등 기존 사업을 더욱 고도화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비슷비슷한 인증서, 지갑 서비스에 나선 통신, 금융기업들보다 훨씬 경쟁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결제, 인증서 등 일상 생활에서 꼭 필요한 서비스를 네이버·카카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이용자들을 묶어두는 ‘록인 효과(Lock-In)’까지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네이버·카카오가 소비, 금융 등 국내 경제활동 전반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페이 서비스는 경제활동을 볼 수 있는 장부와 같은 역할이라 이용자의 성향·취향을 알 수 있고 광고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며 "이커머스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국내 경제활동에 있어서 네이버·카카오를 벗어날 수 없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CBDC와 디지털 지갑의 시너지
CBDC는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국가의 공식적인 디지털 화폐를 말합니다. 아직 많은 국가들이 CBDC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한창인데요. 앞으로 CBDC 개발이 완료되고 상용화가 된다면, 이 디지털 화폐를 보관하고 사용하는 것을 도와주는 디지털 지갑 역시 필수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CBDC 개발을 위해 모의실험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클립(Klip)을 개발한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는 물론 삼성전자 등 디지털 지갑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참여해 CBDC와 함께 사용될 디지털 지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길게 보면 현금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요즘, 디지털 지갑을 두고 플랫폼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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