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임대 고집
‘스타벅스가 있는 상권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죠. 그만큼 스타벅스는 입지 선정 안목과 상권 활성화 능력이 뛰어난 기업인데요.
스타벅스는 전 매장들을 전부 본사 직영점으로 운영하며 전매장의 서비스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합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건물이나 상가를 직접 매입하는 일은 없는데요. 오로지 임대 계약을 통해서만 매장을 운영하며, 국내에선 3,000억원 이상을 1년 임대료로 부담합니다.
스타벅스는 대부분의 매장에서 변동 임차료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요. 매달 일정 금액의 임차료를 내는 대신, 매출에 비례한 임차료를 건물주에게 지급합니다. 지난해 스타벅스가 한국 진출 이후로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었는데요.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24% 증가한 만큼, 건물주에게 지급하는 임대료도 금년에는 500억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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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리스크와 현금 유동성
스타벅스가 부동산을 매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스타벅스 본사의 원칙 때문인데요. 건물을 매입하지 않고 임대로만 영업하는 원칙입니다. 우선 스타벅스는 비즈니스 성격상 외상 매출이 없기 때문에 유동성(현금)이 매우 풍부합니다. 그래서 임차료에 대한 지급 부담이 크지 않다고 하는데요.
만약 보유 현금을 부동산에 투자한 상태에서 경기 침체가 찾아온다면, 즉각적인 매각이 어려운 부동산의 성격상 유동성이 부족해질 우려가 존재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부동산 리스크’인데요. 실제로 최근 대형마트들이 점포를 팔고 다시 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Sale&Lease Back)*’ 전략도 부동산 리스크에 대한 우려에 기반합니다. 굳이 잘 되는 본업을 놔두고, 부동산이라는 비유동자산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해외 매장 역시 임차 방식으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세일앤리스백(Sale&Lease Back)
"매각 후 임대"라는 뜻으로 기존 보유한 자산을 금융사 등에 매각하고,
임대로 들어가 월세를 내고 사는 것을 말합니다.
부동산 투자를 줄이고 보유 현금을 늘리는 전략이죠.
세일 앤 리스백은 기업들이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면서도
기존 자산은 그대로 이용하며 확보한 유동성을 사업에 다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입자의 입장에서도 임차인 걱정 없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향후 건물 가격이 오를 경우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임대료가 높게 설정되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현금 창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부담이 있으며, 자산을 재 구매 시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일 앤 리스백 형태는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부채를 줄이는 등 유동성 관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체로 여러 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백화점, 대형마트 업계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운용 설비가 거대하고 고정적으로 수입이 나오는 발전소, 공장 등에서도 그 쓰임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임차인들의 가장 큰 우려는 장사가 잘 될 경우, 건물주에게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인데요.
이 또한 스타벅스에게도 해당하지 않는 리스크입니다. 스타벅스 한 개 매장은 거의 2억원에 가까운 월 임대료를 건물주에게 납부하는데요. 임대인 입장에서도 이 정도의 월세를 낼 수 있는 임차인을 찾기가 마땅치 않기에, 스타벅스를 다른 임차인으로 대체할 이유가 없다고 하죠.
스타벅스의 부동산 효과
스타벅스는 활동성이 높은 유동 인구를 확보해 주변 상권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기에, 부동산의 가치를 높여준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른바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 효과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법인을 만들어 부동산을 매입하고 스타벅스를 입점시키고 통매각해서 이익을 보는 전문 부동산 개발업자들도 있다고 하죠.
그렇다면 스타벅스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와 다르게 스타벅스는 1991년 진출 이래 한국 내에서 100% 직영점 체제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직영점의 경우 서비스와 직원 교육이 본사에 의해 일률적으로 진행됩니다. 덕분에 스타벅스는 전국을 하나의 통일된 스타벅스 매장으로 만들어 상품 품질을 균일화 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직영시스템은 커피·서비스 교육, 서비스정책 등 일관된게 운영할 수 있다”면서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리워드프로그램, 사이렌오더 같은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동시에 도입할 수 있어 회사의 목적 달성을 빨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직영점은 영업지역 침해금지 조항을 적용 받지 않아, 거리에 상관없이 점포를 개업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여러 개의 점포를 만듦으로써 하나의 상권을 통째로 장악할 수 있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여의도에는 스타벅스가 18개 있지만 이디야커피는 8곳에 불과합니다. 직영점 체제가 동반하는 높은 인건비와 임대료 등의 고정비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핵심 상권을 장악하기 위한 스타벅스의 한국 맞춤 전략입니다.
허브앤 스포크' 전략, 독주하는 스타벅스의 비결
스타벅스는 출점에서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허브는 바퀴, 스포크는 바퀴살을 의미한다.
자전거바퀴 축을 중심으로 주요 상권을 장악해 나간다는 의미다. 이 같은 공격적인 출점은 스타벅스코리아를 지난해 기준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 수 TOP5 안에 들게 만들었다. 미국(1만3930곳), 중국(2936곳), 캐나다(1460곳), 일본(1218)에 이어 한국은 1108곳으로 무려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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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는 유동인구가 많은 특정지역에 매장을 집중시키는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순수 국내 브랜드 중 하나인 커피 체인점 이디야(EDIYA)는 지역별 수요에 맞춰 매장을 내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to-Point) 전략을 따르고 있다. 이디야는 스타벅스와 달리 가맹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맹점들의 영업권을 분리하고 보호하기 위해 특정 상권에 밀집되기보다 균일하게 입점해 있다.
그렇다면, 왜 스타벅스는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일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매장을 집중시키게 되면, 단기간에 브랜드의 가시성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도심에 위치해 종업원을 채용하기 쉽고, 점포 상황에 따라 종업원들을 순환 배치시키기에도 유리한 면이 있다.
이러한 집중화 전략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마케팅을 수행할 때 공략대상을 압축해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경쟁 브랜드의 진입에 강력한 장벽을 만들 수 있다. 유통측면에서도, 물류망 형성에 유리하고 식자재 등 자원조달에서도 가격경쟁력을 발휘해 비용절감을 추구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허브(Hub) 조건은 우선, 20~45세 사무직 종사자들이 많은 지역이면서, 지리적으로 경쟁력 있는 도심을 선택한다. 이들은 새로운 문화에 개방적이고 입 소문 효과가 크기 때문에, 허브에서 팽창하여 스포크 지역으로 뻗어 나가기 쉬운 조건을 갖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의 최대 허브지역은 광화문이다. 광화문 우체국을 중심으로, 반경 200미터 안에 4개의 매장이 있다. 조금 더 범위를 확장해보면, 반경 1㎞ 내에 42개의 매장이 있다. 광화문, 시청 인근 지역은 소비를 주도하는 고학력 사무직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출점 전략이다. 실제로 서울 시내 주요 스타벅스 매장과 서울에 본사가 있는 상장기업 본사 분포는 거의 일치한다.
디지털·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
스타벅스는 애플리케이션으 적극 활용해 핵심 소비자층을 관리·유지하고 있다.
'마이 스타벅스 리뷰(스타벅스 앱 내 프로그램)’으로 상시 소비자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제품 개발에 활용한다.
더불어 개인의 매장 정보, 최근 구매 이력, 주문 시간대와 날씨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 기능을 더한 ‘사이렌 오더(앱 내 주문 시스템)’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전체 사이렌 오더 주문 가운데 37%가 맞춤형 추천 항목으로 들어온다”면서 “추천 서비스 적용 이후 증가한 주문 건수가 월 10만건 정도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 스타벅스는 신세계 이마트에 인수되며 미국 본사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는데요.
과연 앞으로도 스타벅스는 부동산 불매 원칙을 고수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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