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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폭락의 이유는?
최근 터키의 화폐인 리라화의 가치가 폭락하고 있습니다. 10월까지만 해도 1달러를 내면 9리라를 살 수 있었지만, 이제 1달러를 내면 12리라를 살 수 있을 정도죠. 두 달 새 통화가치가 30%가량 폭락한 것입니다. 이는 터키의 금리 인하 정책 때문인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내 물가상승폭이 커지자,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전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섰습니다. 보통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이와 정반대로 대응한 것이죠.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금리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워왔습니다.
그는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고리대와 이자 수취는 죄악”이라며, 오히려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독특한 주장을 펼쳐왔는데요. 터키는 수년째 고물가에 시달려왔고, 올해 들어 매달 전년 동기 대비 20%에 가까운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오히려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고리대와 이자 수취는 죄악”이라며, 오히려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독특한 주장을 펼쳐왔는데요. 터키는 수년째 고물가에 시달려왔고, 올해 들어 매달 전년 동기 대비 20%에 가까운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오히려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금리를 내리면 시중에 돈이 더 많이 풀려 리라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는 더 상승하게 됩니다. 이에 터키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거절해왔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들을 모두 해임하고 올 9월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를 관철했습니다.
에르도안의 논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논리는 금리를 인하하면 수출이 활발해져 터키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입니다. 금리를 낮추면 리라화의 가치가 떨어져, 수입가격은 올라가고 수출가격는 낮아집니다. 그러면 터키로 수입되는 물건은 줄어들고, 해외에서 터키산 물건이 더 싸게 팔리겠죠. 수입이 줄기 때문에 달러 유출이 줄고, 수출이 늘기 때문에 달러 유입은 늘어납니다. 이렇게 되면 수출 활성화로 경기가 살아나고, 터키의 달러 보유고가 늘면서 리라화 가치도 안정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논리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터키는 그동안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해왔습니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도 더 커지고 있는 마당에, 기준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을 풀면 물가 상승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죠.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 이후 물가 상승폭은 더 확대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외화가 유출되며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더 빠르게 폭락하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계속해서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이자, 터키 국민들과 외국인들은 리라화를 달러나 유로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금리가 더 낮아지면 리라화 가치가 더 폭락해 휴짓조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면서 시중에 풀리는 리라화는 많아지고, 터키가 보유한 달러는 줄어들면서 달러 대비 리라화의 가치가 더 낮아지게 됐습니다.
과연 에르도안은 버틸 수 있을까?
최근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들 역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미국 은행에 돈을 맡기면 1%의 이자를 주는데, 신흥국 은행에 돈을 맡길 때 이자를 0.5%밖에 안 준다면 신흥국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겠죠. 그래서 신흥국들은 미국이 긴축정책을 실시할 때 불가피하게 함께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와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미국은 긴축에 나서려 하는데, 오히려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을 푼 것이죠. 결국 리라화의 가치는 폭락하고 말았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급히 “리라화 예금을 보호할 수단을 마련하겠다”라고 선언하며 리라화 가치 폭락을 어느 정도 방어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터키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로 리라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리라화 환율을 방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리라화 가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곧 시중에 리라화가 너무 많아지고, 달러가 부족해진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갖고 있는 달러로 리라화를 사들여 시중에 달러를 공급하고, 리라화 공급을 줄이는 것인데요. 하지만 이런 환율방어는 터키 당국의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 불가능해집니다. 이 때문에 터키에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죠. 과연,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 인하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리라화 폭락으로 누텔라 생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터키는 누텔라의 주재료인 헤이즐넛의 세계 최대 생산국인데요. 리라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헤이즐넛 생산에 필요한 수입품(비료, 씨앗 등)가격이 급등하면서 터키 농민들이 헤이즐넛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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