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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 신용자 대출_인터넷 뱅크들의 춘추전국 시작될까?

by ooook 2021.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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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 신용자 대출이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등장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중·저 신용자 대출인데요. 중·저 신용자 대출에서 중·저 신용자는 신용등급이 4등급 이하이거나, 신용점수가 820점 이하인 사람을 말합니다. 이렇게 신용도가 낮다는 것은 돈을 못 갚을 위험이 높다는 뜻이라서, 보통 은행들은 중·저 신용자에게 돈을 빌려줄 때 이자를 조금 더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중·저 신용자 대출은 금리가 조금 더 높다고 해서 "중금리 대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최근 중·저 신용자 대출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정부의 가계 대출 총량 규제 때문인데요.
가계 빚이 너무 크니까 대출을 더 이상 해주지 말라고 정부는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경쟁… 금리 3%대·한도 1.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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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고신용자들도 은행에서 쉽게 돈을 못 빌리고, 점점 제2금융권으로 가는 추세죠.
원래 중·저 신용자에게 돈을 빌려주던 기관들도 돈을 갚을 능력이 좋은 고신용자한테 우선 돈을 빌려주기 시작하면서, 중·저 신용자들이 돈을 빌리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중·저 신용자 대출을 늘리는 것은 정부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가계 대출 총량 규제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갑자기 뜨거워지는 걸 막기 위해,
해마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비율을 은행별로 정해두고 이걸 넘지 못하게 하는데요(=가계대출 총량규제)

작년에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져 잠시 이 규제를 일시정지 했지만 작년 하반기에 대출이 너무 많이 늘어난 것. 그래서 정부가 올해부터 “대출 규제 다시 GO” 한 거예요(올해 증가율 5~6%대 제한). 은행들은 정부 말 듣고 대출을 줄이거나 중단했고요.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뿐 아니라 전세대출·집단대출도 받기 어려워졌어요.

실제로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실수요자)의 불만이 폭주했기 때문. 전세대출·집단대출*은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과 달리 쓰는 곳이 딱 정해져있어요 . 대출 받아서 다른 곳에 쓰기 어려운 건데요. 그런데 이런 대출까지 막히니, 집을 구해놓고 계약금까지 낸 상황에서 계약을 날릴 뻔 하는 상황이 생겼어요. 사람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항의했고요.
*집단대출: 아파트를 분양받고 나면, 건물이 올라가는 동안 중도금과 잔금을 내는데요. 이 금액이 크기 때문에 많이들 돈을 빌려서 내요. 이때 계약자 여러 명이 공동구매처럼 단체로 대출을 받는 걸 말해요.

그래서 정부가 낸 대책은?“다른 대출 규제는 계속한다. 대신 대출 총량규제에서 전세대출·집단대출은 빼줄게!” 올해 대출 증가율을 6%대로 묶어뒀는데,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대출은 증가율 계산에서 빼주기로 한 것. 이렇게 되면 연말까지 은행들이 빌려줄 수 있는 돈은 약 8조 원 늘어나요. 은행들은 이번 주부터 다시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고요. 하지만 총량 규제는 계속 GO하는 거라, 전세대출·집단대출이 아닌 다른 대출은 받기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전세대출 놔두는 대신, 주택·신용 대출 더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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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 신용자 대출과 인터넷은행

중·저 신용자 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은 인터넷은행들에게 좋은 명분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은산분리 규칙 때문에 대기업들이 은행의 지분을 4% 이상 가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인터넷은행 특례법으로 기업이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34%까지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인터넷은행들이 속속 생겨났습니다. 당시 은산분리 규칙을 완화하는 것이 특혜라는 논란이 많았지만, 인터넷은행들은 중·저 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며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은산분리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제입니다.
은행이 기업들의 자금세탁처로 이용될 위험도 있고,
기업이 은행에 예금된 돈을 자신들의 사업에 함부로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기존 은행들도 중·저 신용자 대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은행들은 고신용자 대출이 더 안전하기 때문에 중·저 신용자 대출에 소극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기존 신용평가제도 대신 자체적으로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면서 중·저 신용자 대출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인터넷은행의 탄생에 필요했던 혁신 중 하나로 중·저 신용자 대출 확대가 포함되었고, 이를 통해 인터넷은행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중·저 신용자 대출의 핵심, CSS

CSS(Credit Scoring System)

신용평가모형, 즉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고객 신용도를 평가하는 모형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통신비를 잘 내고 있고, 알바를 꾸준히 했으며, 통장에 잔액이 항상 일정액 이상 유지된 사람이면 신용등급은 4등급이더라도 돈을 잘 갚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는 것이죠. 중·저 신용자라도 자체 신용평가모형에서 이 사람이 돈을 잘 갚을 수 있다고 판별되면 믿고 돈을 빌려줄 수 있겠죠?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자체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KT,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토스뱅크는 토스라는 고객의 데이터를 다수 확보한 기업들이 뒤에 있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신용평가모형 개발이 가능합니다.
인터넷은행들은 자신의 강점을 이용해 정확도 높은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중·저 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올해까지 전체 신용대출의 20% 이상을 중·저 신용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를 낮추며 공격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토스뱅크는 더욱 공격적으로 35%가 넘는 중·저 신용자 대출 비율을 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죠.

그러나 여전히 인터넷은행들의 중·저 신용자 대출 비율이 낮다는 지적 또한 존재합니다.
혁신을 약속한 인터넷은행들이 중·저 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며 적극적으로 사업 기회를 만들어나가길 기대해봅니다.


중·저 신용자 대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이지만, 오히려 고신용자 대출을 더 많이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까지 중·저 신용자 대출을 30% 이상 늘리지 않는 인터넷은행은 신사업 진출에 제한이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들은 적극적으로 중·저 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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