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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MZ들은 본디(Bondee)에 열광할까?

by ooook 2023.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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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서비스 기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본디(Bondee)'가 국내 2030세대 이용자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싱가포르 스타트업인 메타드림이 운영 중인 본디는 2030세대 감성을 겨냥해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SNS 피로도가 높은 20·30: 
최근 20·30세대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숏폼 위주의 SNS에 
피로를 호소하곤 했습니다. 오공훈 대중문화평론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기본적으로 ‘자랑’을 위한 소셜 미디어로, 남에게 어떻게 잘 보여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른바 ‘좋아요’로 대표되는 상호작용성의 특성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대인관계, 사회생활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오프라인의 인간관계가 온라인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피로가 심화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인관계는 역시 양보단 질” SNS 넓은 인간관계에 피로도·무의미함 느끼는 MZ 세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밀렸던 블로그가 MZ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로 자리 잡고 있다. 단문 위주의 SNS에 익숙한 MZ세대가 긴 호흡의 줄글 위주인 블로그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www.segye.com

 


MZ세대의 블로그 '망명'
이에 따라 보여주기식 SNS에 대한 거부감이 MZ세대의 블로그 '망명'을 불러왔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이용 형태를 보면, MZ세대 이용자의 증가가 눈에 띈다. 2021 블로그 리포트를 보면 네이버 블로그 전체 이용자 중 약 70%가 MZ 세대이며 10대~20대 이용자는 전체의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류웅재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자신의 일상을 과시하듯 보여주는 ‘좋아요’ 문화와 이미지를 과잉 소비하는 영상 위주의 미디어보다, 자신의 일상과 관심사를 진실되고 담백하게 기록으로 남기는 블로그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온 MZ세대가 지나치게 넓은 관계에서 오는 피로도 때문에 자신을 잘 알고 가까운 사람들과 일상을 깊게 공유하기 위해 텍스트 위주의 플랫폼을 이용하게 된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 이어 "자기 계발을 중시하는 MZ세대가 과시적이고 시각적인 SNS 플랫폼을 떠나 자기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글쓰기를 택했고 소수와의 질적인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블로그가 유행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SNS가 제공하는 넓은 관계망과 짧고 높은 자극을 피해, 네이버 블로그 등 자극이 낮은 플랫폼으로 이동하기도 하는데요. 본디가 인기를 끈 것도 이런 추세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에서 노는 시대_신세대의 싸이월드: 본디는 과거 유행했던 싸이월드와 유사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인스타그램보다 쉽게 자기표현을 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이유가 인기의 비결로 꼽힙니다. 본디에서는 가상의 아바타를 만들고 가상 공간 ‘스페이스’를 꾸밀 수 있습니다. 아바타의 외형과 스페이스 인테리어로 개성을 드러내고, 이를 친구와 공유할 수도 있는데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싸이월드’와 유사해, 20·30 세대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었습니다. 

 

쉬운 자기표현: 인스타그램보다 자기표현이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한 사진을 올리기 위해 직접 자신을 꾸미고 장소를 이동하는 등 준비가 필요한데요. 본디는 가상의 방과 몸으로 부담 없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 편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 아바타와 스페이스를 ‘꾸미는’ 재미가 큰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 
    나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것과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가 크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 사실 이는 싸이월드 시절부터 입증된 니즈이기도 하다. 더불어 MZ세대가 개성, 취향, 차별화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 서비스에서 ‘프로필’이 앞으로 더 중요해지겠다는 생각. 
    사용자가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고, 나만의 고유한 공간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 그래서 카톡도 프로필 화면을 통해 개성과 취향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열심인 것 같기도 하다.

 

폐쇄적이라 오히려 인기

본디는 추가할 수 있는 친구 수를 제한하며 폐쇄적인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처럼 폐쇄성을 띠는 SNS가 인기인데요. 하지만, 조금 더 개방적인 플랫폼을 원하는 유저도 여전히 눈에 띕니다.

 

 폐쇄적 SNS가 인기: 최근 화제를 모은 SNS 중에는 폐쇄적인 플랫폼이 많습니다. 친한 친구들끼리 일상의 순간을 공유하는 ‘비리얼(BeReal)’도 일례인데요. 내가 올린 과거 게시물을 남들이 볼 수 없고, 반응이나 댓글도 저장되지 않아 인스타그램보다 개방성이나 과시성이 덜한 앱이죠. 작년에 ‘올해의 아이폰 앱’으로 선정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용자의 온라인 네트워크 유형을 살펴보면
(1) 관심사 기반의 익명 친구(트위터, 블로그 이웃 등)
(2) 일반 친구 및 지인(카톡 친구 리스트),
(3) 찐친(카톡 즐겨찾기 친구, 인스타 DM과 페메로 이야기 나누는 친구) 이렇게 나누어볼 수 있는데 이 중 (3) 찐친 세그먼트를 겨냥.

 

  • 본디는 찐친 50명과 이야기 나누는 폐쇄형 SNS.
    친한 친구하고만 이야기 할 수 있는 대화 서비스인데, 이 점이 이 앱을 쓰는 분명한 이유를 만들고 있음. 
  • 찐친을 타깃팅한 덕분에 얻게 된 것으로 보이는 건,
    • (1) 친한 친구와는 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앱 설치와 사용을 이끌어냄. “우린 찐친이니까 (일반 지인과 쓰는) 카톡이 아니라 (우리끼리만 있는) 본디에서 이야기하자!”는 인식이 가능. 큰 인기를 끌었던 위치 기반 SNS인 ‘젠리’도 비슷. 진짜 친하면 현재 위치를 공유하면서까지 대화를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했다.
    • (2) 오픈형 SNS에 피로감을 느낀 유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감. 친한 사람들과 ‘찐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니즈는 늘 있어 왔음. 오픈형 SNS도 이런 사용자 니즈를 잡기 위해 ‘친한친구(인스타그램)’ ‘서클(트위터)’ 기능을 만들기도 했으나, 아예 공간을 분리해서 쓰고 싶어하는 니즈가 큰 것으로 보임.
    • (3) 적극적인 자발적 앱 홍보가 가능해짐. 앱 설치 마케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 명의 유저가 최대 50명의 친구를 앱으로 끌어들이도록 설계. 입소문이 제일 무서운 법이다.

  • Bondee 앱 슬로건인 ‘Live with Your Friends’라는 말이 인상적. 
    본디는 ‘메타버스’ 자체를 중요하게 본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 속에서 ‘친구와 함께 산다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기술을 활용해 더 나아질 수 있는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기술을 인문학적 접근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본디를 탈퇴하고 있는 유저들도 많다. 인터넷에 퍼진 개인정보 유출문제 등의 이슈 때문이다. 본디는 중국의 '젤리' IP를 기반으로 싱가포르 IT기업이 만들었다고 알려졌는데, 이 젤리가 개인정보 문제로 중국 시장에서 사장됐으며 중국 기업이 이미지 세탁과 규제 회피 목적으로 싱가포르 행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유저들 사이에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이 조성됐다.

 

또한 지속적인 이용자를 유지를 위해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 관건이다. 본디의 폭발적인 인기는 포모증후군(FOMO Syndrome/Fear Of Missing Out Syndrome)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너 그거 알아?”, “너 그거 해봤어?”, “너 그거 써봤어?”이 질문은 일상 속에서 흔히 받을 수 있는 질문이다. “아니?”, “몰라”라고 대답하면 왠지 ‘나만 모르나?’ 소외되는 느낌 또는 ‘시대 흐름에 뒤떨어지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심리를 반영한 것이 ‘FOMO(Fear Of Missing Out)’ 마케팅이다. 이런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으로 본디를 찍먹(찍어 먹다, 맛보기라는 의미)한 유저는 쉽게 발길을 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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